'소주성' 전제 논란 종식되나…한은, 노동소득분배율 손본다 [김익환의 BOK워치]

입력 2021-07-13 12:05   수정 2021-07-13 13:19

한국은행이 전체 국민소득에서 임금 등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노동소득분배율 지표를 개편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비롯한 학자들이 노동소득분배율을 자의적으로 산출하고 해석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 같은 노동소득분배율 지표 논란을 종식하기 위한 개편작업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13일 '새로운 노동소득분배율 산식'에 관한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을 위한 연구계획서는 이달 30일까지 받는다. 이번 연구용역 선정자는 한은 통계국과 함께 국민계정의 노동분배율 통계 산출방식을 손질할 계획이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근로자 임금(피용자 보수) 기업소득(영업잉여) 등 합계액에서 근로자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삭식으로는 '근로자임금÷(근로자임금+기업소득)'을 뜻한다.

한은은 이번에 근로자임금 및 기업소득 산출방식 등을 모두 손볼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가와 국제기구마다 노동소득분배율 산출방식이 다르다"며 "한국 경제적 및 통계적 현실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산식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주성 설계자로 통하는 홍장표 원장을 비롯해 일부 진보 경제학자들은 자체적으로 산출한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는 것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이 근로자의 임금 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만큼 임금을 올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인 홍 원장 등은 떨어지는 노동소득분배율 등의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소주성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한은이 산출한 노동소득분배율 흐름은 홍 원장이 지적한 것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한은의 노동소득분배율은 2011년 59.8%에서 2012년 60.4%로 60%대를 돌파한 이후 상승 추세를 보였다. 2017년 62%, 2018년 63.5%, 2019년 66.4%, 2020년 67.5%에 달했다. 홍 원장 등의 분석과는 달리 임금 증가율이 기업실적 증가율을 넘어선 것이다.

한은과 홍 원장 등은 노동소득분배율 분모(근로자임금+기업소득), 분자(근로자임금)를 계산하는 방식이 달랐다. 한은은 분모(기업소득)에 자영업자 소득을 넣어서 계산한 반면 홍 원장 등은 자영업자 소득(가계영업잉여) 일부를 분자에 넣었다. 분모에 건물·기계의 감가상각비(고정자본소모)를 넣느냐 마느냐도 상호 달랐다. 한은은 그동안 노동소득분배율 분모를 산출할 때 고정자본소모를 제외했다. 반면 홍 원장 등은 노동소득분배율에서 고정자본소모를 포함했다. 홍 원장 측처럼 고정자본소모를 포함할 경우 그만큼 분모가 커지면서 노동소득분배율이 기존보다 떨어지게 된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노동소득분배율을 학자마다 자의적으로 산출하고 해석할 수 있는 만큼 한은이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도 이번에 관련 지표를 손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는 한은이 이를 바탕으로 노동소득분배율의 보조지표를 새로 공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새로운 노동소득분배율 공표하면서 소득주도성장 논쟁도 다시 가열되거나 종식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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